차명진·김용민 '악몽' 떠오른 여야…'입'에 초긴장 [이슈+]

입력 2024-03-15 15:00   수정 2024-03-15 15:05


여야가 총선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천 취소'를 감행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난 후보들이 그 대상이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큰 수지만, 민심을 고려한 데 따른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풀이된다.

14일 국민의힘은 과거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사실이 드러난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에 대한 후보 공천을 취소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른바 '목발 경품'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봉주 후보 공천 취소로 한결 홀가분해졌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예찬 부산 수영구 예비후보의 비정치인 시절(2012~2014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아직 논란의 중심에 있어서다. 장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린 뒤 전날 언론을 통해 또 한 번 "10여년 전 워낙 어린 시절의 일이고, 지금 생각은 완벽히 달라졌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공관위는 장 예비후보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신중론을 꺼내 들었다. 도태우 후보 공천을 취소하기 이틀 전인 지난 12일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며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가 이번에 결정을 뒤집은 만큼, 여론을 세세하게 살핀 뒤 결정하겠다는 심산이다.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15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장 예비후보의) 사과문의 내용, 추가적인 보도들에 대한 후보자의 태도나 입장, 그런 부분까지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선거 막바지를 향해 달리는 여야가 후보들 설화에 이처럼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수도권 민심의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 표심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여야 모두 후보들의 설화 때문에 선거 분위기가 뒤집히는 악몽을 꾼 적 있다. 진보, 보수 각 진영 강성 지지층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정봉주 후보, 도태우 후보 공천 취소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했는데도, 양당이 공천 취소를 감행한 이유다.

국민의힘의 경우 2020년 총선 당시 차명진 전 의원이 세월호 참사 일부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문란한 성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가 파문이 일었다. 이후 총선 참패(수도권 121석 중 16석) 원인으로 차 전 의원의 '세월호 막말'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에 차 전 의원은 "자신들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패배 원인을 내 탓으로 돌린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경우 2012년 총선 당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가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라이스(전 미국 국무장관)를 강간해서 죽이자"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반발을 샀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제의 발언을 한 시점이 과거든 현재든, 한번 문제의 발언을 한 인물은 이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들이 선거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건 틀림없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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